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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테라맥주, ‘청정 라거’ 표시 못해…식약처 “소비자 오도, 부당 표시광고 해당”

기사승인 2020.01.21  17: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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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산불로 미세먼지 등 호주 대기오염 심각...‘청정’ 잘못된 정보 제공 지적도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하이트진로가 테라맥주에 사용하고 있는 ‘청정 라거’라는 표현이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정부의 제재를 받게 됐다.

21일 식품 안전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이트진로 테라의 ‘청정 라거’, ‘차별화된 청정함’이라는 표현이 부당한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치키로 했다.

식품안전처는 제재를 결정했으며 과징금 등 추가 징계수위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3월 테라 출시 이후 제품 라벨과 TV 광고, 홍보 포스터 등을 통해 호주산 청정 맥아를 사용한 ‘청정 테라’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대적인 홍보를 펼쳐왔다.

▲ 지난해 3월 13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모델들이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청정 라거 테라'를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업계는 하이트진로가 국내 맥주업계 공통으로 쓰고 있는 호주산 맥아를 특별히 부각해 테라만 '차별화된 청정 라거'로 광고하는 것은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 왔다.

오비맥주나 롯데주류 역시 호주산 맥아를 사용하고 있는 데 하이트진로만 ‘청정 라거’라고 표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설사 하이트진로가 차별화한 맥아를 사용했다 해도 맥주의 구성 성분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한 원료만으로 제품 자체를 '청정 라거'라고 과대 포장하는 것은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더욱이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이 여전히 진화되지 않고 있는 만큼 수확기인 10~12월에 확보한 맥주원료 맥아가 미세먼지에 오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또 '청정'이라는 표현이 술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술 광고의 경우 자칫 음주를 미화하고 음주소비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담배처럼 과장광고나 표현을 일절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기업들의 얄팍한 상술로부터 무방비로 눈속임을 당하지 않도록 사회적인 제동장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청정 맥아’를 앞세워 대대적 마케팅을 전개해온 하이트진로의 ‘테라’ 광고를 둘러싼 논란은 이미 지난해부터 여름부터 제기됐다.

이 회사가 ‘청정’의 근거로 내세우는 호주가 실제로는 심각한 ‘대기오염 국가’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되는 환경성과지수(EPI, 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를 인용해 자사의 맥주 신제품 ‘테라’의 청정, 자연주의 이미지를 전방위적으로 광고앴다.

그러나 이는 반은 맞고 반은 사실과 다른 주장이다.

이 회사가 인용한 EPI 통계를 살펴보면, 호주는 토양의 오염도나 농작물 생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기오염(Air Pollution)’ 부문에서는 평가 대상 180개 나라 가운데 세계 125위를 기록,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 회사 주장대로 EPI 데이터 상 호주는 ‘대기질(Air Quality)’ 부문에서는 세계 1위로 표시돼 있다.

그러나 이 통계에서 의미하는 ‘대기질’은 주로 공기중 미세먼지 농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먼지가 적다는 이유 하나로 오염도가 최악인 땅에서 재배한 농작물이 청정하다는 논리는 견강부회라는 지적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에 대해 “호주는 대륙이라고 불릴 만큼 면적이 넓은 나라”라면서 “테라용 맥아 생육 지역은 호주에서 가장 청정한 곳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 [토메롱=AP/뉴시스] 8일(현지시간) 호주 동남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남부 해안 마을 토메롱 인근에서 NSW주 소방관들이 대형 산불을 저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놓은 불이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한편 지난해 9월 시작된 호주산불로 호주의 순간 최대 초미세먼지 농도는 하루에 담배 37개피를 피우는 것과 맞먹는 수준을 기록할 만큼 심각한 대기오염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오염된 공기가 바다 건너 뉴질랜드와 남미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로 10~12월 3개월 동안 맥아 수확의 제철인 호주에서 지난해 수확된 호주산 맥주원료 맥아도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호주산 청정 라거라는 표현은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산불로 28명이 숨지고, 1400채가 넘는 집이 전소하는 등 다섯 달째 피해를 보고 있다.

 

최아람 기자 e5@econonews.co.kr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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