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어만 기자] 종합주가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휘청거리면서 최근 2주 동안 500포인트 넘게 빠졌다.

19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1591.20)보다 34.89포인트(2.19%) 오른 1626.09에 출발한 뒤 1540선에서 1620선까지 장 초반 심한 등락세를 보이고 있다.

▲ 1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뉴시스

코스피는 이날 오전 9시53분 현재 전일 대비 3.21%(54.01포인트) 내린 1540.16을 가리키고 있다. 3월 5일 종가(2085.26포인트)에 비교하면 545.10포인트나 빠진 셈이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도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반등 하룻만에 급락했다. 뉴욕증시는 또다시 폭락세를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최근 열흘간 네 번째 발동되기도 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6.30%(1338.46포인트) 추락한 19,898.92에 마감했다. 장중 2300포인트 이상 밀렸다가 장 막판 낙폭을 줄였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3년2개월만에 2만선이 무너졌다.

최근의 코스피 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03년 LG카드 사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등의 위기에 버금가는 엄청나게 빠른 하락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임시회의까지 개최하면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가 0.75%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낮은 금리이다. 이제부터는 0%대 금리라는 걸어본 적이 없는 길을 우리도 걷게 되는 것이다.

기준금리의 하락은 자동적으로 채권가격의 상승을 유발한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안전자산이라고 일컬어지는 금 가격도 떨어지는 등 채권가격을 제외한 모든 자산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기준금리 인하는 경제의 불을 붙일 수 있는 장작더미를 준비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금융정책은 불씨가 살아있을 때에는 불을 활활 타오르게 만드는 역할을 하지만, 불씨가 없는 상황에서는 불이 잘 붙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불이 잘 붙는 짚이나 낙엽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재정정책이 더욱 필요하다. 이에 국회는 3월 17일 임시국회의 마지막 날 11조 7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도 불을 붙게 하기 어려우니, 아예 휘발유를 들이붓자는 의견이 있다. 일명 재난기본소득이다. 강원도에 이어 서울시도 재난기본소득에 해당하는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일단 불이 붙기만 하면 불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불씨를 만들어내는 작업이 매우 어렵다.

돈을 거의 들이지 않고 가장 확실하게 불씨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각종 규제의 완화이다. 그리고 이 불씨에 확실하게 불을 붙이는 방법은 법인세 인하이다.

지금은 매우 엄중한 비상사태이다. 과거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되었던 글로벌 금융위기나 LG카드 사태, IMF 위기 등은 모두 돈의 문제로부터 비롯된 금융위기에 해당한다. 즉 돈으로부터 비롯된 문제였기 때문에 돈으로 해결이 가능한 위기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바이러스라는 질병으로 촉발되어 실물경제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는다는 점에서 상황의 심각성이 더하고 지금의 상황이 제때 해결되지 못할 경우 대공황에 버금가는 실물경제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요를 살려야 하는데, 지역간·국가간 이동이 금지된 상황에서 이를 진작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전파력이 매우 강한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고 모든 것을 정상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백신의 개발인데, 상용화에는 빨라야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장기전에 대비하여야 한다. 이것을 기회로 국제적 투기자본의 ‘양털깎기’가 시작된다면, 우리나라는 아니겠지만 해외에서 몇몇 나라의 국가부도가 발생할 수 있고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꽤나 큰 폭의 자산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지금 우리의 현재는 암울하지만, 이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면 향후에는 또다시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현재의 위기는 자연적인 구조조정을 동반할 것이고 우리의 경제적 체력을 매우 단단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다. 대한민국의 의료기술이 또 한 번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제약업계가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다만 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고통을 온몸으로 체험하게 될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과 중산층의 붕괴를 저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향후의 모든 재정정책과 사회복지 정책은 이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지금은 각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모두의 지혜를 모아 길고 암울한 터널을 뚫고 나가야 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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