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최충현 대치동 서울공인중개사 대표] 며칠 전 어느 여성 고객한테 문의 전화를 받았다.

▲ 최충현 대치동 서울공인중개사 대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148㎡(약 45평)를 사고 싶은데 시세를 알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현재 나와 있는 매물 중 두 세개 물건에 대해 가격을 설명했더니 대뜸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따지듯이 말했다.

“무슨 말씀이냐?”고 되물었더니 자기가 한 두달 전 가격을 알아보고 다시 전화를 했는데 왜 그동안 값이 하나도 안 떨어지고 계속 그 시세를 유지하느냐면서 믿기지 않는 투로 말을 이어갔다.

요즘 가격을 그대로 전했을 뿐이라고 했더니 그 여성은 “신문이나 TV에서 부동산 관련 뉴스를 보면 1억~2억 떨어진 급매 물건이 적지 않다고 해서 걸어 본 것”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대치동 등 강남 아파트 시장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최근 일부 언론이 전하는 분위기는 이랬다.

“여당이 압승한 4.15총선 이후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일변도의 정책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돼 실망성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강남아파트 1개월 하락폭이 8년 만에 최대치이다”, “서울아파트 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강남권 아파트가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강남에 일시적 2주택자발 급매물 쏟아진다” 등등 마치 강남 아파트값이 줄줄이 떨어지는 게 대세처럼 보인다.

이런 보도가 다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실제 현장 분위기는 이와는 사뭇 다르다.

요즘은 일반 국민들도 현장에서 실제 벌어지는 상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부동산 매매 계약이 체결되면 부동산거래등에관한 법률에 의해 부동산거래신고라는 것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밀집 상가에 급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시스 자료사진

예전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60일 이내 신고해도 됐지만, 지난 2월 21일부터는 30일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확인 시스템에서 최근 신고된 실거래가를 찾아볼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지난해 12월 최고점을 찍은 아파트들이 이른바 정부의 12.16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

더욱이 사상 초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벌어진 마당이니 언제 강남 아파트 매매 활성화가 이뤄질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기 반등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어찌 보면 너무나 상식적 얘기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시장 상황을 일부러 왜곡할 필요는 없다. 사실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지금 강남권에서 아파트 급락 사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15일 한국감정원의 5월 둘째 주 아파트가격 동향을 봐도 강남권이 떨어지긴 했지만 하락폭은 강남구(-0.15%), 서초구(-0.16%) 등 대부분 미미한 수준이다.

재건축 아파트의 대표 주자격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하락세를 이어 오다 지난달부터 저가 매물들이 소진되고 있다. 특히 5월 들어서는 4월 달에 매매된 금액으로는 살 수가 없으며 다만 얼마라도 올랐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은마아파트 76.79㎡가 지난 4월 8일 18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5월 6일에는 다시 18억8000만원에 매매 계약서가 작성됐다는 말을 은마아파트 전문 중개업소 사장한테 들을 수 있었다.

▲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모습/뉴시스 자료사진

은마아파트 76.79㎡ 최고 거래가는 지난해 12월 21억50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는 “지금은 소위 로열층이라고 불리는 중간층은 19억원 밑으로는 매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잠실주공 5단지도 최근 급매물이 무더기로 계약 체결되면서 호가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급매물이 정리되자 집주인은 호가를 높이거나, 중개업소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다만 주택거래 신고기한까지 약 한 달이 남아 있어 최근 실거래가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은마아파트에 비해 중대형 평형으로 이루어진 대치동 미도아파트의 경우 148㎡가 27억5000만원 전후로 열개 정도 매매되면서 다주택자 급매물성 매물은 많이 소진됐다는 게 정설이다.

필자는 이처럼 현장을 살펴보면서 강남 아파트값이 저점 내지 저점 근처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들먹이면 답이 없다. 국내에서는 1997년~98년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최대의 위기상황이라고 하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경제 상황이 우려된다고 하는데 강남 집값은 여전히 요지부동인 이유를 솔직히 필자도 모른다.

다만 아파트를 꼭 사야하는 실수요자라면 발품을 아끼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확인 시스템에는 4월 초중순에 이뤄진 계약 건에 대해 거래금액이 올라온 것으로 나타나는데 일부 언론에서는 여전히 급락세를 말한다.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누구나 저점에서 사고 싶어 한다. 그러려면 매스컴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정보와 흐름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잘못된 정보에 그릇된 판단을 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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