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어 만 기자]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존재감이 약해지고 있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데다 리플(Ripple) 등 다른 가상화폐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각국에서 비트코인 광풍을 막기 위해 규제 조치를 강화하면서 범죄 세력이 모네로(monero) 같은 군소 가상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 비트코인 그래픽/뉴시스

2014년 등장한 모네로는 추적을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범죄 집단이나 돈세탁 일당이 비트코인을 대신할 가상화폐로 주목한다는 것이다.

모네로의 창시자는 비트코인과 같이 밝혀지지 않았다. 모네로의 특장점은 송금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들이 모두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면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예명의 한 개발자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온라인 세계에서 은행 기반의 달러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은 거래 수단을 만들자는 게 개발의 취지다.

누구나 인터넷 상에서 성능 좋은 컴퓨터로 수학 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을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을 채굴(mining)이라고 한다. 2100만 비트코인까지만 채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현재까지 약 1600만 비트코인이 채굴돼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모네로 가격은 지난해 11∼12월 네 배 치솟아 349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은 두 배 가량 올랐다.

군소 화폐가 기승을 부리면서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도 확 줄어들었다.

가상화폐 시황 중계회사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기준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2318억 달러(약 246조5000억원)로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36.1%를 차지했다. 가상화폐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리플은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50% 급등해 시가총액이 850억 달러에 달했다. 최근에는 은행간 간편한 송금을 위해 제작된 리플을 활용한 해외 송금 연동 테스트가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리플은 은행 간 비효율적인 송금 방식을 해결하기 위해 '리플랩스'가 제작한 가상화폐다.

'리플넷(Ripple Net)'이라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정부나 중앙은행을 거치지 않고 디지털 거래가 자유롭게 이뤄지도록 해준다. 보통 2~3일이 걸리는 해외송금이 리플을 통해서는 5초 이내에 완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가 비트코인에서 리플(Ripple)로 바뀌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미 경제매체 CNBC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서 한발 물러나 다른 가상화폐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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