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별세한 가운데 그의 아버지 구자경 명예회장(93)의 근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의 장남으로 그룹 2대 회장을 지냈다.

1995년 2월 LG그룹 총수 자리를 맏아들인 구본무 회장에게 물려준 이후에는 천안연암대학 인근 자택에서 지내고 있다.

▲ 구자경 LG 명예회장(왼쪽)과 구본무 LG 회장이 1999년 담소를 나누고 있다./LG 제공

고령이라 거동이 편치 못해 이날도 아들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충남 천안 자택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에 따르면 구자경 명예회장은 '안정적인 성장'이라는 기본 방침 아래 화학사업과 전자산업을 양축으로 각종 사업에 뛰어들었고 성공을 이뤄냈다.

석유화학, 정밀화학, 에너지 등 현재 LG그룹이 유지하고 있는 사업들의 기반은 구자경 회장 시절 만들어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자경 회장 시절 그룹명은 '럭키', '럭키금성 등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1950년 LG화학 이사로 기업에 몸담은 후 1970년부터 LG그룹 회장을 맡았다. 연구개발을 통한 신기술 확보로 경쟁력을 높이고 경영혁신 및 해외진출 본격화 등을 통해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힘썼다.

회장 재임기간 동안 국내외에 70여 개의 연구소를 설립했고 1982년에는 그룹 연구개발상을 제정해 연구원들이 신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중국, 동남아, 동유럽, 북미지역에 LG전자와 LG화학의 해외공장 건설을 추진해 해외매출을 대폭 늘리고 기존의 전자와 화학 중심의 사업구조를 부품소재, IT사업 등으로 다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열사 CEO(최고경영자)에 의한 '자율경영체제'를 확립한 것을 비롯해 1988년 '21세기를 향한 경영구상'이라는 그룹의 전면적인 경영혁신을 주도하기도 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며 연암공업대학과 천안연암대학을 통해 기초산업 분야 전문인력 육성과 국내 대학교수 해외 연구 활동 지원 등에 힘을 쏟았다.

구 명예회장은 슬하에 구본무 LG 회장을 비롯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 등 6남매를 뒀다.

부인 하정임 여사는 2008년 1월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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