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 뤄양(洛阳) 글·사진=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뤄양(洛阳)은 중국의 7대 고도(古都) 중 베이징(北京)과 시안(西安)과 함께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이 나라의 국도가 된 곳이다.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뤄양에서 1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용문석굴이 있다. 뤄양은 삼국지를 보면 조조가 세운 위나라의 수도이긴 하지만 조조의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관우와 제갈량의 흔적은 많은 것에 비하면 아쉽기도 하다.

이런 뤄양에서 제일 먼저 둘러봐야 할 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으며 중국의 3대 석굴의 하나인 용문석굴(龙门石窟)이다. 龙门은 중국말로는 룽먼이라고 부른다.

나머지 3대 석굴은 산시(山西)성에 있는 대동의 윈강석굴, 간쑤(甘肅)성의 둔황에 있는 막고굴석굴을 일반적으로 의미한다.

용문석굴은 중국의 강치곤 그다지 크지 않은 이허의 양편 바위산에 있다. 이 바위들에 부처상을 새기고 또 석굴을 만들어 그 안에 부처님을 모신 불교 조각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이다.

멀리서 보면 석굴들이 바위에 만들어진 벌집처럼 보인다. 바위에 부처상 하나 새기기도 힘들법한데 1,300여개의 석굴과 10만개 이상의 불상과 조각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하니 얼마나 많은 땀과 돈과 시간이 투입되었을까 짐작하기도 힘들다.

용문석굴의 용문은 석굴이 있는 곳의 작은 산 이름이 용문산이어서 이름 붙은 것이다. 석굴 하나가 하나의 절과 매 한가지일 법한데 이 곳에 석굴이 만들어진 것은 돈과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이란 것을 입증한다.

그리고 불교가 상당히 번성하였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이 곳을 다시 찾아 둘러보면서 느낀 소회는 종교의 엄청난 힘이다. 사람과 돈을 움직일 수 있는 종교의 힘.

돌계단을 따라 둘러보면 오랜 세월 풍파와 인재로 인해 많이 훼손되기도 했지만 훼손되기 전의 모습을 상상해보면 엄청난 사람들의 멋진 작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부처의 머리를 집에다가 두면 복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훼손시키기도 했을 것이다. 또한 문화대혁명 시절에는 경쟁적으로 훼손하기도 하였다 한다. 그냥 역사의 아픔으로 정리하자.

용문석굴 건너편에는 백거이묘와 장개석의 별장이 있는 향산사가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위의 사진은 현재 용문석굴 입구이고 아래는 과거 석굴입구이다. 과거 석굴입구가 너무 많이 오는 관광객들을 소화하지 못해 확장했다. 과거 글자와 그 이후 용문의 글자가 차이나는 것이 특이하다.

석굴안의 부처님상은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만든 시기도 다르고 사람도 다르니까 그럴 것이다. 많이 훼손되기는 했지만 과거의 모습을 유추해 보는 것은 각자의 상상력에 맡겨야 할듯하다.

멀리서 보면 벽에 벌집처럼 구멍이 뻥뻥 뚫려져 있다. 이 조그마한 석굴 하나 하나에 자기만의 부처님을 모시고 기도하고 가족과 개인의 평안을 비는 대가로 많은 돈을 내야 했을 것이다. 요즘 절에서 기와나 등을 다는 것과 마찬가지일 듯하다.

용문석굴에는 연화동, 노룡동, 자향동, 장근동, 약방동 등 각 동굴마다 이름이 부여되어 있다. 사진과 명칭이 맞는지 불확실해서 굳이 석굴명을 올리지는 않는다

1937년 홍수 때와 1982년 홍수 때 물이 올라온 위치를 표시한 기록비도 있다. 석굴의 일부가 잠겨버릴 만큼의 높이이다. 바로 옆이 강이기 때문에 피할 곳도 없다.

문석굴의 유명한 만불동도 눈길을 끈다. 석굴 하나 안에 일만 오천개의 불상을 새겼다. 서기 500년무렵에 이렇게 정교하게 불상을 조각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용문석굴에서 가장 유명한 봉선사동의 노사나불상이다. 좌우 8개의 석각이 있고 석가모니불상이 가운데에 있는데 측천무후를 모델로 했다고 한다. 아니면 그냥 공사자금을 댄 측천무후에 대한 아부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오르기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야 하는데 다 오르면 갑자기 웅장한 불상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대표는 중국을 알고 이해하기 위해 베이징(北京)대학교 국가발전연구원의 EMBA과정을 마쳤고, 중국 전역을 주유하면서 몸으로 부딪혀 중국을 공부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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