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학력위조, 은처자(숨겨놓은 아내와 자녀) 의혹 등으로 퇴진 압박을 받아온 설정 조계종 총무원장이 21일 "산중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 같다“며 즉각 사퇴의 뜻을 밝혔다.

▲ 21일 서울 조계사에서 총무원장직의 사의를 표명한 설정스님이 마지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서울신문=뉴시스 제공

설정스님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한국 불교를 변화시키기 위해 종단에 나왔지만 뜻을 못 이뤘다”며 이같이 말했다.

설정 총무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당초 오는 12월31일 사퇴하겠다는 지난 13일 발표를 번복한 것이다. 그는 당시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오는 12월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조기사퇴 압력을 일축한 바 있다.

설정 총무원장이 즉각 사퇴의 뜻을 공표한 데는 지난 16일 오전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학력 위조와 사유재산 은닉, 은처자(숨겨놓은 아내와 자녀) 의혹 등으로 퇴진 요구를 받아 왔다.

앞서 설정 스님은 지난 1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어떤 오해와 비난이 있더라도 종단 개혁의 초석을 마련하고 오는 12월31일 총무원장직을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설정 스님은 사유재산 은닉과 은처자 의혹 등 현재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조작된 것"이라며 "종단 안정을 위해 스스로 사퇴하고자 했지만, 기득권 세력에 의해 은밀하고도 조직적으로 견제되고 조정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사퇴만이 종단을 위한 길이 아님을 깨닫게 됐다"고 해명했다.

또 "남은 기간에 각종 의혹을 명백히 밝혀 한 점 부끄러움을 남기지 않겠다"며 "사부대중의 개혁에 대한 열망과 뜻을 담아 종헌종법을 재정비해 조계종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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