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터키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 등급인 'B+'로 강등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2019년 터키의 경기 침체를 예상했다.

터키 정부가 리라화 폭락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긴급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앞으로도 외화 유출과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S&P레이팅스는 지난 17일 발표한 성명에서 "리라화의 극심한 변동성과 이에 따른 지불 여력 변화는 터키 경제를 제약할 것"이라며 "우리는 내년 터키의 경기 후퇴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연초 대비 40% 가까이 하락한 리라화는 터키 경제를 압박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터키는 재정적자와 경상적자 규모가 크고 외화부채의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어 자국 통화 가치가 급락할 경우 외환위기를 맞을 위험이 크다.

로베르토 사이폰-아레발로 S&P 국가신용등급 총괄은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기업의 외화 부채 규모가 커 민간 부문에서의 압력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많은 자금을 제공하는 터키의 은행들도 불안한 상황"이라며 "이런 모든 조건들이 합쳐진다면 터키가 길을 찾는데 더 오래 걸릴 것이고, 경제 성장에 타격을 입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터키 정부가 리라화 폭락을 막기 위해 통화스와프와 같은 외화 거래를 제한하는 등 시장안정화 조치를 내놨지만 시장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는 시각은 드물다. 금리 인상과 재정 긴축과 같은 근본적인 처방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S&P는 현재 16% 수준인 터키의 물가상승률이 내년에는 20%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미국과의 외교 관계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터키는 자국에서 2년 넘게 억류중인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오히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말폭탄을 교환하며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어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터키가 미국과 정치적 타협을 하더라도 경제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토퍼 그랜빌 TS롬바르드 국제정치 담당 디렉터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료를 살펴보면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결국 굽히고 나온 적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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