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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국왕 결혼과 대관식 통해 정국 주도…총선 절대과반 없어 군부·야당 연정 셈법 복잡

기사승인 2019.05.03  15:3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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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영진의 청호칼럼

[이코노뉴스=남영진 태국에 있는 한국교민들은 방콕의 정치상황에 대해 잘 모른다.

▲ 남영진 논설고문

먹고 살기에 바쁜 이유도 있겠지만 왕실과 군부의 움직임이 너무 은밀해 잘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중 하나가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66)의 거취였다.

국영TV에 왕실동정이 매일 나오지만 왕위를 물려받은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대관식을 치르지 않아 무슨 일인가 궁금해 한다.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이 2016년 10월 서거한 뒤 두 달 만인 12월 왕위를 물려받았지만 1년여의 조문과 장례식 등을 이유로 그동안 대관식을 미뤄왔다.

외신들은 당시 1년쯤 조문기간이 지나고 2017년 10월 중순쯤 즉위식이 열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대관식은 1950년 5월 5일 선친인 푸미폰 아둔야뎃(라마 9세) 전 국왕때 열린 지 69년 만이라 태국 전역이 축제분위기다. 그간 군부쿠데타로 인한 계엄하에서 존재감이 적었던 새 국왕은 지난3월 총선에서 군부정권을 지지하는 팔랑쁘라차랏당이 승리하자 5월9일 선관위의 최종 총선결과 발표 직전인 5월4~6일 3일간 방콕 왕궁에서 대관식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5월2일 전격적으로 자신의 근위대장인 수티다 와랄롱꼰 나 아유타야(40)와 결혼해 왕비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대관식에 함께 할 왕비가 탄생한 것이다. 이번 결혼은 와치랄롱꼰 국왕의 네 번째 결혼이다. 국왕은 그간 모든 공식행사에 참가해 국왕으로서의 공식적인 임무를 수행해왔다.

1978년 6월생인 수티다 왕비는 타이항공 승무원을 거쳐 지난 2014년부터 왕실 근위대장을 맡았다. 지난 3년간 그는 왕을 수행하며 대중의 눈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공개된 정보는 거의 없다. 국왕의 대외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면서 염문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왕실은 두 사람 간의 관계를 인정한 적이 없다고 한다.

▲ 마하 와치랄롱꼰(왼쪽) 태국 국왕이 지난 1일 방콕에서 자신의 근위대장이었던 수티다 와치랄롱꼰 나 아유타야와 결혼한 후 나란히 앉아 있다. 이번 결혼은 와치랄롱꼰 국왕에게는 네 번째이다. [방콕=AP/뉴시스]

왕실과 국민은 축제분위기지만 정치, 경제를 직접 이끄는 태국의 정국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새 국왕이 공식 결혼발표와 대관식을 치루는 것으로 봐서 5월9일 최종 연정은 군부정당으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24일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총선이 치러져 민정으로 이양하는 군부정권을 지지하는 팔랑쁘라차랏당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새 국왕은 그간 군부와 대기업, 불교계 등의 지원을 받아왔기 때문에 군부정권의 집권당이 계속 정권을 잡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최종 의석이 어떻게 분포됐냐는 대관식이 치룬 9일에야 밝혀질 것이다. 총선이 끝난 뒤 태국선관위는 100% 개표 결과 팔랑쁘라차랏당이 840만표 가량을 얻어 약 790만 표를 얻은 2위 탁신계 푸어타이당을 앞섰다고 밝혔다. 투표율은 74.7%였고 이 가운데 5.5%에 해당하는 210만표가 무효표로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3.24 총선에서 지역구 의석을 가장 많이 획득한 탁신계인 푸어타이당은 퓨처포워드 등 6개 당과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 정권을 탈환하고 민주화를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아직도 태국 정국은 탁신계 정당과 집권 군부정당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어느 정당도 과반수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어서 집권 및 새 정부가 출범하기 위해서는 연립정당 구성이 불가피하다. 결국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따르는 탁신계 주도의 정당 연립과 이를 저지하려는 군부 중심의 집권 여당인 팔랑쁘라차랏당의 연립 정당 구성을 위한 막후 합종연횡이 복잡해졌다.

야당인 푸어타이당과 연정을 구성하기로 한 퓨처포워드당이 620만 표로 3위였고 민주당(390만표)과 품짜이타이당(370만표)으로 표가 나뉘어져 이를 어떻게 합칠지가 관건이었다. 집권 여당인 팔랑쁘라차랏당은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에서는 여당이 1위를 차지해 자당을 중심으로 연립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인 푸어타이당 총리 후보인 쿤잉 수다랏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군사정부 재집권을 막는다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면서 “참여 정당의 의석수는 255석에 달한다. 우리는 정부를 구성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70년 된 역사’의 ‘과거 제1의 정당’인 민주당은 푸어타이와 연정 거부 의사를 천명했지만 물밑 작업은 계속 진행되어 결과가 주목된다. 

2017년 개정된 태국 헌법은 정당 득표율에다 전체 의석수(500)를 곱한 뒤 여기에 지역구 의석수를 빼는 방식으로 비례대표 의석수를 산정하게 돼 있어 지역구 의원 수가 적은 팔랑쁘라차랏당이 비례대표 의석수는 많게 된다.

아직 총 150석인 비례대표의 의석수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난 총선에서 하원의원 500명 가운데 350명을 유권자들의 직접 투표로 뽑고, 150명은 각 정당의 비례대표로 선출된다. 상원 250명은 군부가 임명 하도록 2017년에 헌법을 개정했다.

태국 헌법에 총선 관련 조항이 지난해 12월 11월 발효된 뒤 150일 이내에 선거를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어 대관식 직후인 5월 9일이 결과 발표 데드라인이다. 집권 군부와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선관위가 발표를 질질 끌고 있다. 선관위는 그간 득표 현황이 각 정당 의석수로 어떻게 환산되는지는 밝히지 않아 정국이 더 혼란을 겪었다. 총선에서 하원의원 500명 중 350명을 유권자들의 직접 투표로 뽑고 150명은 각 정당의 비례대표로 선출한다.

우리나라도 최근 선거제 개정과 공수처법을 둘러싸고 여야당이 몸싸움을 벌여 ‘동물국회’라는 비난을 받았다. 소위 국회의 ‘패스트트랙’사태의 쟁점사항중 하나가 이번에 태국 총선에서 적용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제1야당인 한국당이 의석수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결사반대다. 여당인 민주당은 지역선출 의원수를 줄이고 정당 득표율에 따라 우호적인 정의당 등이 비례대표의석을 더 얻는 선거제 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들은 아직 이번 선거제도 개편안을 잘 모른다. 법안이 확정되기 전에 충분한 홍보를 통해 국민이 자신들의 대표를 선택할 권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 남영진 논설고문은 한국일보 기자와 한국기자협회 회장, 미디어오늘 사장, 방송광고공사 감사를 지내는 등 30년 넘게 신문·방송계에 종사한 중견 언론인입니다. [이코노뉴스]

 

 

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 kumbokju03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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