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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난제 극복 방정식과 촉진 변수…’일자리는 중소 벤처기업이 만든다’

기사승인 2019.07.02  15: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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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 우리 경제는 경제성장률 둔화, 인구절벽과 고령화 현상, 청년 실업문제 등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

최근에는 미중 무역갈등에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수출마저 부진하여 설상가상이다. 이에 대한 돌파구의 하나로 항상 벤처기업 양성만이 우리 경제의 살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필자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에 발표한 “제2 벤처 붐 전략”은 너무나 반가운 소식이었다.

벤처 붐의 확산이 우리 경제 난관 타개의 일등공신이 될 것

수출이 부진하면 내수 소비라도 진작되어야 한다. 내수 진작을 위해서는 우선 소비 여력을 키울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이 확대되어야 한다. 그런데 일자리는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들만이 만들 수 있다.

경제구조가 중소기업은 부품을 생산하고 대기업은 조립 위주라 대기업은 일자리를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고 무인자동화와 로봇 중심의 스마트 팩토리가 경쟁력인 대기업에게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없다.

반면, 하부 생산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벤처기업 종사자 수는 76만2,000명으로 5대 그룹(삼성, 현대차, SK, LG, 롯데)의 종사자 수를 넘어섰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을 놓고 비교하면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선 중소기업이 열악하지만 종사자의 수 측면에서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3배를 넘는다.

우리나라는 과거 지금보다 더 혹독했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겪고 있던 2000년대 초반, 위기 극복책으로 DJ 정부가 벤처 붐을 일으켜 단기간에 벤처 강국으로 도약했던 경험이 있다.

이러한 벤처 붐이 인터넷과 정보통신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 시기에 우리가 세계적인 ICT(정보통신기술)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7개사가 벤처정신을 가지고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ICT기업들이다. 융합과 속도, 혁신과 도전정신이 중요한 벤처창업은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지금에서는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문재인 정부는 2017년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을 발표한 것을 보면 창업국가를 넘어 벤처가 성장하고 도약하는 역동적인 경제만이 지금 처한 경제 난관을 극복하는 바른 방정식임을 확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벤처 붐의 확산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변수를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제2 벤처 붐 확산 전략에서 더욱 강조되어야 할 변수

정부는 혁신모험펀드 10조원을 결성하고 대규모 추경을 통한 모태펀드 출자 등 벤처에 대한 투자자금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 주식매수선택권 세금혜택 등 M&A(인수합병) 시장을 확대하여 창업자와 투자자가 돈을 벌고 재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나름의 목표와 방침을 발표하였다.

▲ 지난 5월 8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제6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nternational Electric Vehicle Expo•IEVE)에서 관람객이 전시된 EV차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그런데 규제 프리 샌드박스가 말미에 언급되기는 했지만 ‘규제혁파’가 비중 있게 다루어지지는 않았다. 시장에서의 혁신을 기치로 내건 벤처들의 다양한 사업모델이 가능해지려면 우선적으로 규제를 혁파하여야 한다.

창조적 파괴를 통해 기존 경제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 혁신인데 이러한 혁신이 가능케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고 그 제1과제는 바로 규제혁파이다.

현 정부는 이전부터도 규제 샌드박스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렇지만 아직도 규제혁파나 규제완화와 관련해 실효성 있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자신하기 어렵다. 그것은 큰 그림에서 보면 여전히 포지티브(positive) 규제방식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한 가지 예를 들어본다. 병원이나 보건소 등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민간기업에 직접 유전자 검사를 의뢰해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는 것을 규제혁파의 사례로 발표한 적이 있다.

내용을 보면 특정 회사에 향후 2년 동안만 단지 인천 송도에서 질병 관련 항목 13개를 추가로 검사할 수 있도록 허용한 사례이다.

만일 제대로 된 유전자 분야의 벤처기업 출현을 기대한다면, 유전자 검사 기업 모두에게 허용해야 하고 기한에 제한을 가하지 말아야 장기적인 유전자 반응과 동태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특정 지역에 국한시키지 말아야 한다. 13개만 검사할 수 있도록 하는 포지티브 방식이 아니라 검사해서는 안 되는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는 다 할 수 있도록 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음으로써 해당 규제 샌드박스 정책이 의미를 퇴색하는 결과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유전자 분석업체 모임인 유전체기업협의회에서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하였다고 한다.

2000년대 초 벤처 붐 시기에는 혁신 잠재력이 발현되어 신성장 산업을 키울 수 있었다. 일부 벤처 버블의 문제도 있었지만 국민경제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였음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동안 새롭게 쌓여진 규제가 너무 많아졌다. 공무원들은 미지의 새로운 산업의 탄생을 지원하는 책임의 리스크를 떠안기보다는 자신이 특정 이익단체의 항의와 불만을 회피하기 위한 소극적 방향으로 일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규제혁파가 지지부진한 것이다.

반기업가 정서를 이해하고 기업가정신을 강화하자

또 벤처 붐의 확산이 성공하려면 반기업(가) 정서를 약화시켜야 한다. 한국은 2011년 실시한 기업가에 대한 비호감도 조사에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반기업(가) 정서가 높은 나라이다. 2017년 한국경제TV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약 55% 정도의 응답자가 반기업(가) 정서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의 반기업(가) 정서는 물론 과거 행태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다. 기업들이 정치권에 줄을 서고, 뇌물 등을 통해 입찰에 반칙하고, 오너 일가들이 갑질을 하는 퇴행적 모습이 언론에 크게 부각되다 보니 국민들에게 반기업(가) 정서가 뿌리깊게 각인된 듯하다.

기업가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의 원인으로 한국경제연구원에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기업에게 귀속할 수 없는 요인들, 즉 우리 사회의 평등사상, 기업에 대한 이해 부족 혹은 위에서 언급한 언론의 영향 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결될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탈법과 편법, 정경유착과 갑질 횡포는 기업가들이 반성하여 적어도 벤처창업가 특히 시장에서 많은 투자를 받는 창업자들은 절대 조심하여야 할 것이다.

“반기업(가) 정서는 무조건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기업가도 사람인 만큼 잘못을 저지를 수 있으니 기업가를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아무리 설득한다고 해도 아직은 국민의 정서상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과거와 같은 벤처 붐 출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지난해 11월, 자신이 금수저임을 인정하고 “금수저를 물고 있느라 이가 다 금이 간 듯하지만, 모든 특권, 책임감을 내려놓겠다. 코오롱에서 배운 것을 밖에서 펼쳐보겠다”라고 하면서 연 매출 11조원의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만 해도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반기업가 정서가 심각한 한국에서 정말 드문 훌륭한 기업가로 칭송받았다.

그랬던 그가 코오롱의 인보사 사태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 등 각종 의혹에 시달리고 있지만 명확한 입장이나 사실 여부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고, 그룹을 떠난 뒤에도 참신한 벤처를 설립할 것으로 기대하였지만 조세피난처인 싱가포르에 컨설팅 목적의 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행태는 기성 기업가와 다를 것이 없다는 씁쓸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규제혁파와 기업가정신 없인 싹수 있는 벤처가 나오긴 힘들어

세계적인 미래학자이자 석학인 피터 드러커는 1996년 출간된 저서 <넥스트 소사이어티(Next Society)>에서 기업가정신이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고 폐허나 다름없었던 한 나라가 짧은 시간에 반도체,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것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영국이 250년, 미국, 독일 프랑스가 100년 걸린 것을 한국은 40년 만에 해냈다고 격찬을 받았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에서 피터 드러커가 말한 기업가정신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벤처에 대한 많은 금융과 지원 정책도 규제 혁신이 없다면 싹수 있는 사업모델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있어도 기업가정신이 부족하면 유니콘 기업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경제를 대표할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직원들이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VR게임을 체험하고 있다./뉴시스

제2 벤처 붐을 위한 방정식에서 정부의 혁신경제 상수에 잠복된 규제혁파와 기업가정신의 변수를 고려함으로써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과제를 살펴보았다.

문제는 한국경제에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기존 세력의 반발과 후유증 걱정에 발목 잡히면 경기회복은커녕 4차 산업혁명의 선두대열에서 영원히 낙오될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에게 비전과 결단의 리더십이 절실한 이유다.

※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 숭실대 중소& bhpark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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